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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를 되찾기 위한 사울팽의 여정 - 전쟁 대장정 대단원 분석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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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5 시간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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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culia
에 의해 작성됨
사울팽의 죄책감의 대부분은 호드가 1차 및 2차 대전쟁 때의 옛 호드처럼, 피와 학살을 명예와 영광으로 착각하던 시절로 다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호드는 군단의 피로 더럽혀져, 피를 갈구하는 순수한 욕망 때문에 수 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존재였으니까요. "잃어버린 명예" 시네마틱에서 안두인은 그런 사울팽에게 호드의 명예로운 일원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우고 오그리마의 대관문 밖에서도 많은 목숨을 구하며, 4차 대전쟁이 제대로 발발하기 전에 이를 끝낸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저희는 전쟁 대장정의 마지막에서 사울팽이 이뤄낸 업적을 분석하며, 명예에 대한 그의 집념과 위험했지만 용감했던 도박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주의: 8.2.5 패치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
아래의 번역 중 일부는 와우헤드의 의역으로, 블리자드 코리아의 공식 번역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울팽과 명예
명예는 격전의 아제로스 내내 사울팽이 등장하는 책, 퀘스트, 시네마틱 모두에서 계속되어 언급되는, 노병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8.2.5 패치의 전쟁 대장정은 사울팽의 노력의 결정체로, 그는 옛 호드의 악행을 돌아보며 자신이 새 호드로서 어떻게 피와 불명예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자아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울팽이 전쟁을 싫어하거나 피를 흘리지 않는 평화의 삶을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그의 이유가 바뀐 셈이죠. 사울팽은 자신의 행동이 정의롭다는 믿음 하에 얼라이언스와 호드 연합군을 이끌고 퀴라지를 상대했으며, 불안한 조짐이 북쪽에서 보이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노스렌드로 향했습니다. 아들의 죽음과 가로쉬의 악행이 그의 의지를 시험했지만, 다른 숱한 전투들처럼 군단과도 맞서 싸웠습니다. 심지어, 사울팽은 처음에는 가시의 전쟁을 마음에 들어하기까지 했었습니다-- 다만 말퓨리온을 불명예스럽게 공격한 행동을 실바나스가 칭찬하는 때부터, 텔드랏실의 방화로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말았지만요.
“대군주의 승리요. 전쟁도, 말퓨리온의 패배도, 이 모든 것이 대군주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테지. 당신의 노력으로 얻어낸 명예요.
사울팽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당신의 노력으로 얻어낸 명예라니.’
사울팽의 죄책감은 말퓨리온이 살아있고 나이트 엘프가 아직도 희망을 믿고 있음에 분노한 실바나스가 텔드랏실을 불태우며 더욱 커져갔습니다.
사울팽은 그의 꿈속에서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는 이 수치심을 떨쳐낼 테지만, 새로운 수치심이 반복해서 그를 엄습해올 것이다.
‘그대는 호드를 죽음의 길로 이끌었다.’ 말퓨리온이 남긴 말이다.
사울팽은 자신이 직접 전쟁으로 이끈 병사들의 얼굴을 어떻게 마주한단 말인가? 그들이 저지른 짓을 무슨 말로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알 수 없었다. 그는 평생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짐은 그의 것이 되어, 그가 죽는 날까지,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사울팽은 돌아서며, 어서 그날이 오기를 희망했다.
비록 사울팽은 과거 전쟁의 공포를 얘기하고, 수십년 간 피를 뒤집어썼던 죄책감에 대해 얘기할지언정, 계속해서 전투를 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여태까지는 수호자로서, 퀴라지, 스컬지, 그는 군단처럼 자신의 백성들을 파괴하려는 적들을 싸워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행동과 자신의 호드에 대해 수치감만을 느끼게 된 사울팽의 고뇌는 "노병" 시네마틱에서 무기를 내려놓고 얼라이언스에게 항복하려는 모습으로 나타났고, 제칸과의 대화마저 죽어가는 나이트 엘프들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시네마틱에서 제칸은 사울팽에게 새로운 호드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고, 사울팽이 실바나스와 막고라를 벌이며 외친 바로 그 희망 또한 제칸에게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명예나 옳고 그름 따위에 묶여있지 않던 실바나스는, 역병을 사용하는 것에 분노한 사울팽을 도발하기도 했습니다:
대군주 사울팽의 말
: 내 눈으로 직접 봐야만 했소. 정말 이게 당신의 계획이었소? 이렇게 승리하려고 했단 말이오? 이... 명예라곤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방법으로?
여군주 실바나스 윈드러너의 말
: 시체에게 명예는 아무 의미 없소, 사울팽. 그대는 죽음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나는 죽음을 아주 잘 알고 있소. 그대는 부하들이 명예롭게 죽는다면 그들의 목숨따위 신경 안 쓸지도 모르지만.
이 대사는 사울팽이 4차 대전쟁의 끝을 장식한 막고라를 통해 명예가 다른 이들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원을 그리게 됩니다.
사울팽의 죄책감의 대부분은 호드가 1차 및 2차 대전쟁 때의 옛 호드처럼, 피와 학살을 명예와 영광으로 착각하던 시절로 다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호드는 군단의 피로 더럽혀져, 피를 갈구하는 순수한 욕망 때문에 수 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존재였으니까요. "잃어버린 명예" 시네마틱에서 안두인은 그런 사울팽에게 호드의 명예로운 일원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우고 재정의내릴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바로 혼자서는 실바나스를 쓰러뜨릴 수 없다고 말하며, 사울팽이 지하감옥을 탈출할 수 있게끔 해 주며 말이죠.
사울팽이 막고라 직전 안두인과 대화할 때, 저희는 "잃어버린 명예" 시네마틱의 이야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울팽은 그 때부터 자신이 희생과 구원의 여정에 접어들었다 언급하며, 안두인은 서로가 하나라는 의미로 자신의 아버지의 검, 샬라메인을 넘겨줍니다.
명예를 위한 사울팽의 여정은 혼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식처" 시네마틱에서 그는 나그란드를 찾아가 쓰랄에게 호드로 돌아오라 말합니다. 쓰랄은 자신의 실패 이후 다시 싸우는 것을 망설여하나, 사울팽은 그런 그에게 자신들 같은 노병은 숨을 수 없다 말하죠. 막고라 직전 쓰랄은 사울팽에게 이를 다시 얘기하며, 사울팽이 걷기로 한 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명예를 존중하는 사울팽의 이야기는 전쟁 대장정 막바지, 안두인과 나눈 대화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이 시네마틱에서 사울팽은 실바나스의 행동은 특출난 것이 아닌, 그저 옛 호드의 행동과 닮아 있을 뿐임을 언급하며 호드는 거짓말 위에 지어졌고 자신 또한 그 호드의 일원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안두인은 얼라이언스가 아서스 같은 존재에 의해 더럽혀진 유산을 계속해서 이어가듯, 사울팽 또한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설득합니다. 바뀌고 성장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그릇됨을 인정해야하는 법. 사울팽은 이 시네마틱에서 마침내 아주 오랜 시간동안 그를 괴롭히던 과거의 망령들을 떨쳐내고자 했습니다.
세 개의 전쟁 대장정 시네마틱은 모두 그의 희생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영웅적인 인물들과 비슷한 면모를 보여주며, 그를 명예로운 영웅으로 묘사합니다.
사울팽은 그의 아들이 분노의 관문에서 아서스에게 맞섰듯, 오그리마의 관문에서 실바나스에게 도전합니다. 비록 드라노쉬 사울팽은 그 전투에서 패배하고 의지에 반해 죽음의 기사가 되었지만, 그는 영웅으로 추앙받았습니다.
군단 초반 바리안은 샬라메인을 지옥절단기의 머리에 꽂아넣으며, 얼라이언스 함선이 탈출할 시간을 벌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사울팽과 바리안 모두 어두운 마법에 목숨을 잃기 전 샬라메인을 두 개로 쪼개 마지막 저항을 벌였고, 아제로스를 위한다 외쳤습니다.
"노병"과 "좋은 전쟁"에서 모두 볼 수 있듯, 사울팽은 아들의 장례식에 대한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요. 비록 어쩔 때에는 부끄러움에 아들의 목걸이를 차지 못했지만, 오그리마의 대관문에선 호드의 일원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이를 당당하게 찼습니다.
사울팽의 장례식에서 쓰랄과 안두인은 흐르는 모래의 전쟁에서 퀴라지를 상대한 칼림도어 연합군의 수장으로서, 리치 왕에게 맞선 호드의 지도자로서, 불타는 군단의 침공에 맞선 아제로스의 수호자로서 행동한 사울팽을 기리는 말을 남깁니다. 쓰랄은 사울팽이 계속해서 명예를 추구했고 그의 유산이 호드를 통해 살아갈 것임을 언급하며, 안두인은 이 운명적인 날 사울팽의 용기가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측 모두의 수많은 목숨을 살렸음을 언급합니다. 이 덕에 가시의 전쟁에 참여한 사울팽의 죄가 씻겨나가게 될 까요? 이는 여러분이 결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시네마틱은 사울팽을 영웅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울팽이 실바나스에게 도전한 이유?
사울팽은 일부러 오그리마의 주민들과 얼라이언스 군대가 모두 보는 앞에서 명예를 걸고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오크의 전통인 막고라를 실바나스에게 신청했습니다. 비록 모두가 실바나스는 공정하게 싸우는 존재가 아님을 알기에 사울팽이 패배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막고라는 더 많은 피가 흐르기 전에 전쟁을 끝내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사울팽은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막고라를 신청했습니다. 자신이 몇 년동안 수호해온 대도시인 오그리마의 관문을 바라보며, 그는 전쟁이 정말로 시작되면 너무나도 많은 죽음이 일어날 것을 알아차렸고, 오그리마를 지키는 자들 또한 호드의 "형제자매"임을 안 사울팽은 자신 한 명의 죽음만으로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피와 전쟁으로 살아온 사울팽이 목숨을 살리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와우 플레이어들은 죽음과 수치스러움으로 끝난 막고라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대격변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인 부서지는 세계 소설에서 일어난 케른 블러드후프와 가로쉬 헬스크림의 막고라는 마가타 그림토템이 피의 울음소리에 독을 묻힘으로서 케른의 죽음으로 끝났고, 비록 정사는 아니지만 워크래프트 영화 또한 굴단이 끔찍한 암흑 마법으로 듀로탄을 살해하는, 실바나스와 사울팽의 막고라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 막고라 역시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지만, 듀로탄은 이를 통해 굴단에 대한 오크의 인식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들어맞아, 굴단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하나됨을 보여주기 위해, 쓰랄과 안두인은 명예와 신념을 상징하는 자신들의 무기를 건네줍니다. 이들 또한 막고라가 사울팽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임을 직감하며, 사울팽이 노리고자 하는 진정한 승리는 실바나스를 정말 쓰러뜨리는 것이 아닌 실바나스의 실체를 드러내게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둠해머를 주술사 플레이어에게 넘긴 후, 쓰랄은 1차 대전쟁 때 굴단을 따르기를 거부하다 목숨을 잃은 서리늑대 부족의 지도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듀로탄의 도끼를 사용합니다. 한편 안두인은 고대의 전쟁 때 벼려진 두 개의 검이었다 하나가 된 아버지 바리안 린의 검을 쥐고 있으며, 바리안 또한 부서진 해변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명예와 신념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샬라메인의 마법은 이를 휘두르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자에게만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사울팽이 빛나는 샬라메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의 명예가 회복되었음을, 그리고 두 무기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화합을 상징합니다.
호드를 단합시키며
강력한 무기와 신념, 그리고 명망 높은 자신의 전투 실력에도 불구하고 사울팽은 실바나스에게 유효타를 먹이지 못합니다. 비록 실바나스는 살아생전부터 실버문의 순찰대장으로 활약하며 민첩함과 능수능란한 사격 실력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이제는 마법을 이용해 근접 싸움에도 지지 않으며 사울팽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도끼를 떨어뜨리게 하고, 암흑 마법이 담긴 단검으로 사울팽을 몇 번이고 베어 버립니다.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가 단순한 싸움이 아님이 명확해지며, 멀리서 바라보는 자들에게는 대족장에게 손쉽게 무릎을 꿇는 약한 사울팽이 보일 뿐입니다.
몇 번 피해를 입힌 후, 실바나스는 사울팽의 충성스럽지 못한 행위를 비난하며 군중들에게 호드를 배신한 것은 사울팽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비록 "좋은 전쟁"에서 나왔듯 실바나스는 사울팽을 소모품 그 이상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이는 실바나스 자신의 감정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었습니다.
실바나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이점을 통해 사울팽을 압박하려 하나, 희망을 언급하자 사울팽은 제칸을 올려다 보며 젊은 주술사가 로데론 전투 전날 남긴 희망과 자긍심에 대한 말을 기억해 냅니다. 희망은 죽일 수 없다며 공격하는 사울팽-- 실바나스는 분노하여 텔드랏실을 불태우기 전에, 죽어가는 델라린에게도 희망을 죽일 수 없다는 이 말을 들은 적이 있었죠.
이제 근접전에서 분노하는 실바나스에게, 사울팽은 텔드랏실이나 로데론 같이 그녀의 실패를 꾸준히 언급하며 호드의 강함과 희망을 언급합니다. 부서진 해변에서 바리안의 마지막 행동과 비슷하게, 사울팽은 샬라메인을 두 개의 검으로 나눠 실바나스의 눈에 마침내 유효타를 먹입니다. 격전의 아제로스 내내 그리고 고대 신의 많은 속삭임 속에서 눈은 꿈과 현실을 나누는 길의 상징으로서 사용되어 왔는데, 이제 상처를 입은 실바나스의 눈에서는 아즈샤라의 현신에서 보아왔던 고대 신의 그림자 촉수와 비슷한 검은 연기가 솟아납니다. 그 후 실바나스는 모두에게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라
며 속내를 드러내죠 (실바나스에 대해서는
다른 글
에서 더 자세히 나룰 예정입니다만, 이는 아즈샤라가 느조스를 "아무것도 아닌 신"이라 부른 것과 평행선을 그린다는 점은 특기할 만 합니다.)
분노를 표출한 이후 실바나스는 이를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는 듯, 몇 초동안 침묵을 유지합니다. 실바나스는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녀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로서 전쟁 대장정 내에서의 과감한 결정 덕에 다양한 종족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었고, 사울팽마저 텔드랏실을 공격하고자 하는 실바나스의 계획이 호드의 존재를 몇 십년간 보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지지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한 마디를 통해 실바나스는 호드를 소모품으로 보았다는 점을 드러내 버렸고, 그렇게 신뢰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가 사울팽이 원하던 것이었음을, 그리고 게임이 끝났다는 걸 깨달은 실바나스는 빠르게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 호드를 더욱 모욕하고, 그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암흑 마법으로 샬라메인으로 공격하려던 사울팽을 죽여버립니다. 실바나스의 공격에 당하기 직전 사울팽은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밴시 여왕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에 대한, 거의 미소와도 같은 표정 말이죠. 부서진 해변에서 굴단을 상대하던 바리안을 연상시키듯 사울팽은 "아제로스를 위하여!"를 외치며 죽음을 맞습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잃었지만, 결국 승리한 것은 노병인 셈이었습니다. 백성들 앞에서 소위 패배한 실바나스는 지켜보는 자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발한 후, 사라져 버립니다.
전쟁의 끝
실바나스는 살아남았고 이는
분노에 가득 찬 나이트 엘프와 늑대인간
들 덕에 더 큰 문제로 번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최소한 사울팽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뤘습니다. 막고라를 통해 실바나스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자신의 피만을 흘림으로서 호드를 연합하는 데 성공했고, 4차 대전을 오그리마의 대관문 밖에서 끝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쟁 대장정 이후 아이트리그의 대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대에게 명예를, 용사여. 오늘, 명예가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다네. 내 목숨을 또 한 번 구했고 말이지.
사울팽과 나는 둘 다 검은바위 부족 출신일세. 블랙핸드는 군대를 이끌 자들로 우리를 선택했고, 우린 그의 명령 하에 끔찍한 짓들을 저질렀네.
그 부끄러움을 가지고는 사아갈 수 없었어. 2차 대전쟁이 끝나고 나는 몸을 숨겼지만, 사울팽은 그러지 않았네. 그는 다른 오크들이 죄책감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명예를 찾게끔 도와주었네.
그는 무서우리만치 강력한 전사지만, 그가 영웅인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세.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지, 그 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말일세. 이는 늘 그의 가장 위대한 행위가 될 걸세.
실바나스의 분노와 사울팽의 목숨을 앗은 강력한 암흑 마법은 케른 블러드후프가 의도치 않은 독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사건이 아직도 뚜렷하게 남아있는 타우렌과 오크들에게 크게 공명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바나스는 로데론에서 역병을 살포하며
모두가
소모품임을 보여줬던 것처럼, 명예를 그렇게 크게 상관하지 않던 자들과 심지어는 자신을 믿고 따르던 포세이큰들마저 저버렸습니다. 게다가, 실바나스는 충성주의자 엔딩에서 포세이큰을 직접 따로 언급하기도 하죠:
난 산 자에게 아무 관심도 없기는 하지만, 포세이큰은 실로 불쌍히 여겼다. 허나 내가 그들에게 그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그들은 완고히 희망에... 생명에 매달리는구나. 그들 모두, 다른 이들처럼 진실을 깨닫게 되리라.
시네마틱의 막바지에서는 또 다른 포세이큰인 실바나스의 기수가 사울팽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깃발을 두들기고, 오그리마의 성문에서 지켜보던 다른 호드의 일원들 또한 이를 따라합니다. 제칸이 사울팽에게 새 호드를 상징했듯, 어쩌면 이 기수는 실바나스가 떠난 호드에서 자유 의지와 죽지 않은 존재들을 뜻하는, 새로운 포세이큰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르빈다.
호드의 다음 대족장은?
부서진 해변에서 볼진이 쓰러졌을 때, 군단의 시네마틱은 계승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볼진의 장례식에서마저 실바나스는 환호 속에서 자신이 새로운 대족장이 되었음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울팽의 장례식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며, 모두가 다음을 바라보는 대신 사울팽의 삶과 명예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안두인과 쓰랄은 사울팽의 용기를 칭찬했고, 제칸은 뿔피리를 불며 경례를 할 시간임을 알렸습니다. 시네마틱의 카메라는 모두가 동등한 자리에서 사울팽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실바나스가 혼자 모두를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연설을 하던 군단의 시네마틱과 대조됩니다.
그럼 다음 대족장은 누가 될까요? 가장 당연한 선택지로는 새 호드를 만들었고 사랑받았으며, 호드를 몇 년동안 평화의 시기로 이끈 쓰랄이 있습니다. 비록 쓰랄은 "안식처" 시네마틱에서 다시 호드를 이끌고 싶지는 않다 말했지만, 제이나와 함께 진영 간의 화합을 이루는 것처럼, 쓰랄이 생각을 바꾼 일 또한 많이 존재합니다. 로르테마르와 바인 역시 경험이 있는 지도자로서 많은 확장팩 동안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존재들이니만큼, 지도자로서 적합합니다.
하지만... 대족장이 없다면 어떨까요? 이 전쟁의 목적은 증오의 굴레를 끊기 위함이었고, 사울팽은 "협상" 시네마틱에서 옛 호드의 유산을 얘기하며 실바나스가 블랙핸드나 가로쉬 같은 악행을 저지르는 대족장의 뒤를 따르고 있다 평했습니다. 굴레를 부수기 위해선 어쩌면 폭정과 억압이라는 뿌리에서 자라나지 않은, 호드를 이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호드가 계속해서 얼라이언스와 힘을 합치며 두 진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난다면, 이를 바꿔야 할 이유는 더더욱 커지겠죠.
많은 호드 지도자들이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만큼, 어쩌면 각 종족들이 함께 힙을 합치는 의회 성격의 호드 수뇌부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얼라이언스 내 티란데의 부재
처럼, 호드에선 흥미롭게도 탈란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만큼, 탈란지 역시 갑자기 얼라이언스의 화친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진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 외에도 목숨을 잃고 나서도 실바나스가 대족장이 된 경위 자체를 조사하기 위해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는 또 다른 명예로운 대족장인 볼진을 빼놓을 수 없겠죠. 비록 아제로스의 거주민들은 이제 실바나스가 자신의 계획을 위해 호드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모든 해답이 주어지진 않은 만큼 볼진은 아직도 답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격전의 아제로스가 어떻게 끝날지, 그리고 8.3 패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만, 길고 가시밭길로 가득했던 사울팽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편히 쉴 자격을 얻은 노병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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